[오마이뉴스] "청춘들아! 가진 꿈을 여기서 도전해봐"

관리자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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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청춘삘딩 쉬는날' 행사 참관기

▲  청춘삘딩 쉬는날 행사에서 아우름첼로 듀오팀이 공연하고 있다.
ⓒ 이혁진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살려주는 이런 무대가 있다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15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별빛남문시장' 입구에 자리한 청춘삘딩이 주최한 '청춘삘딩 쉬는날' 행사의 첼로 공연을 지켜보던 주민들이 이같이 말했다.

'청춘'들이 '마켓'에서 '재능'을

금천구 청년활동시설인 청춘삘딩은 문화예술 분야의 재능있는 젊은이들에게 전시와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청춘삘딩, 쉬는날'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주인공들은 청춘삘딩이 올해 청년문화예술인 지원사업인 '재능마켓'에 참여한 팀과 개인들로 자신만의 재능과 감각을 뽐냈다. 재능마켓은 인근의 전통시장을 연상시켜 친근하게 들린다.

앞서 주민들이 관람한 첼로 공연은 올해 재능마켓사업에 참여한 '아우름첼로'의 오프닝 공연이다. 이 듀오팀의 박지윤 김다민 첼리스트는 "첼로를 통해 주민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우름첼로는 연주할 때마다 먼저 곡목과 스토리를 알기 쉽게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날 아우름첼로는 10여 곡의 클래식과 영화 배경음악 등을 공연해 갈채를 받았다.
 
▲  알고리즘 시식공유 프로그램을 제안한 한주연, 백지윤 아티스트
ⓒ 이혁진
 
▲  알고리즘 시식권유 프로그램의 10개 키워드 카드
ⓒ 이혁진
'알고리즘의 시식공유'라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은 '키워드'를 선택하면 키워드에 걸맞는 따뜻한 메시지와 영상을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주연(작가)과 백지윤(영상PD) 두 아티스트는 "요즘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차용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나는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시험 삼아 선택했는데 '방황하는 청춘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다'는 따뜻한 글이 담긴 그림엽서와 관련 영상을 제안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청춘삘딩 4층의 '회귀하는 다정함의 뉘앙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영상인데 '잔상(殘像)'을 통해 '다정함'의 감정을 나눠보는 미디어 아트이다. 이민정 아티스트는 "어떤 색을 계속 보면 그 색의 보색(반대색)이 잠깐 보이는 '보색잔상'처럼 냉소와 비관이 어떨 때는 '다정함'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연출된 '자개스크린'의 푸른색은 마음심(心)과 푸른청(靑)으로 구성된 정(情)에서 원용한 것이다.
 
▲  '회귀하는 다정함의 뉘앙스' 연출장면, 파랑색은 푸른 마음을 상징하는 배경이다.
ⓒ 이혁진
 
▲  '회귀하는 다정함의 뉘앙스' 미디어아트를 연출한 이민정 아티스트
ⓒ 이혁진

이번 '청춘삘딩 쉬는날' 행사에 올해 재능마켓 프로젝트 15개팀 중 12개팀이 참가했다. 먼저 언급한 공연과 전시외에도 사진예술가, 환경운동가, 피아니스트, 재즈연주자, 국악연주자 등 여러 분야의 프리랜서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프리랜서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대부분 30대 전후인 젊은이들은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하거나 도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청춘삘딩 쉬는날 모토답게 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프리랜서들의 '쉬는날'은 어떤 의미일까. '영감을 얻을수 있는 날' '소비하지 않는 것' '여유로운 커피' '늦잠이다' '개인작업하는 날' '보물찾기하는 날' '포스트잇' '여행이다' '나에게 집중하는 날' 등 각자의 생각을 제시했다. 쉬는날은 달라도 충전과 휴식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건물이름이 '청춘빌딩'이 아니라 '청춘삘딩'이 이유

청춘삘딩은 이름 그대로 젊은이들 전용공간이다. 39세 이전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고민과 미래를 스스로 제기하고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청춘삘딩은 청년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정신건강, 진로탐색, 주거상담 등 다양한 정책사업과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다른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금천구에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춘삘딩'의 존재는 젊은이들에게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날 건물 앞에는 그 흔한 행사안내 현수막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조그만 포스터가 건물 외벽에 한두 개 붙은 게 고작이다. 알찬 행사임에도 찾는 사람이 적은 이유다. 인접 시장에 자리한 이점을 살려 널리 알렸으면 오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었을 것이다.

또한 '쉬는날'의 이미지가 모호한 상태에서 행사가 얼마나 어필했는지도 의문이다. 쉬는날이 소극적 개념이 아니라면 오픈하우스 형식으로 외부에 적극 알리고 많은 관람객을 초대해야 마땅하다. 재능마켓의 궁극적 소비자는 젊은이 뿐 아니라 인근 상인과 주민들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한편, 재밌는 것은 건물 이름이 청춘빌딩이 아니라 '청춘삘딩'이라는 것이다. 이 표기는 사실 틀린 철자법이다. 과거 일제식 철자법을 따른 것이다. 1950~1960년대는 '빌딩'을 '삘딩' 또는 '삘딍'으로 표기했다.
 
▲  청춘삘딩 전경, 건물앞면에 '내인생의 시발점'이란 구호가 있다.
ⓒ 이혁진
이처럼 청춘삘딩 명칭을 특별히 고수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오래전에 있던 이 건물은 노후화돼 용도를 찾지 못하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건물이름은 과거 철자법 그대로 소환한 것이다. 이점에서 청춘삘딩은 청춘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독특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청년삘딩 앞면에는 '내 인생의 시발점'이라는 구호가 걸려 있다. 이는 청년은 단순히 보호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는 주체로서 가지고 있는 꿈에 도전하기를 기대하는 취지이다. 금천구청도 이들의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을 정책사업에 반영해 지원하고 있다.
 
▲  청춘삘딩이 발간한 2020년 사업 연차보고 책자
ⓒ 이혁진
2016년부터 6년째 운영하는 청춘삘딩은 2020년 연례사업보고서를 발간했다. 청춘삘딩 정책사업과 프로그램들은 서울시는 물론 전국 주요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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